채서진의 순수의 시대

어리고 서툴지만 예쁜 시절이 있다. 진실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삶에 뛰어드는 시간. 배우 채서진은 지금 그런 시간을 통과하고 있었다.

채서진의 얼굴은 가장 예뻤던 지난 추억의 어느 한때를 떠올리게 한다. 시간을 거슬러 만나고 싶은 첫사랑, 그리운 어린 시절의 단짝 친구와 같은것들 말이다. 귓가에 차분하게 내려앉는 목소리는 그런 인식을 더 견고하게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 이미지에 머물지 않을 듯하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데뷔한 지 불과 2년, 그사이 예쁘기만 했던 어린 배우는 스스로를 돌아보는현명한 배우로 성장 중이었다.

 레이어드한 이어커프는 모두 포트레이트, 슈즈는 컨버스,  네온 컬러 원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드 보디슈트는 YCH, 체크 재킷은 소피앤테일러, 이어링은 포트레이트, 슈즈는 반스.
네온 컬러 터틀넥은 자라.

카메라 앞에 선 채서진은 자신을 둘러싼 주위의 소란한 감탄과 무관한 듯 고요한 표정이었다. 모니터에 집중하고, 어깨와 눈썹의 힘을 빼며 포즈를 바꿨다. “요즘은 꾸밈을 덜어내는 중이에요.” 표정이 담백하다는 칭찬에 돌아온 그녀의 답변이다. 상업 영화 기준으로는 데뷔 2년 차에 지나지 않지만, 연기를 전공한 그녀는 크고 작은 단편 영화와 독립 영화 등에서 내공을 다져왔다. 선배 배우인 언니 김옥빈과 수없이 토론하며 보낸 시간도 무시할 수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고, 스스로를 깊게 들여다봐온 흔적은 인터뷰 곳곳에서 묻어났다. 촬영 중인 <커피야 부탁해>는 그간의 캐릭터중 자신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했다. 예쁜 척하지만 허당기가 있어 사랑스러운 캐릭터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더 많이 시도하며 배웠다고도 했다.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느낀 게 있어요. 좋은 장면은 혼자 만들 수 없다는 거예요. 전에는 현장에 오면 대본만 들여다봤어요. 그런데도 긴장한탓에 만족스러운 연기를 할 수 없었어요. 지금은 안 그래요. 동료들과 수다도 떨고, 감독님과 의견도 주고받아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장면이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커졌다. <다모>와 <태왕사신기>를 인생드라마로 꼽은 그녀는 언젠가 사극에 도전하고싶다고 했다. “겪어보지 못한 시대, 우리와 완전히 다른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요.” 연기에 한해서만 도전에 관대한 것은 아니다. 차분한 말투나 외모와 달리 가만히 있질 못하는성격이라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인스타그램을통해 알려진 필라테스 외에도 꾸준한 웨이트 운동은 물론, 클라이밍과 등산, 요가에도 도전해왔다. 자전거는 일상이다. “밤에 음악을 크게 들으면서 자전거를 타면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얼마나 좋은데요. 제주도에 2주간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어요.” 시원해지면 등산을 할 것이라던 그녀는 하산 후 계곡에 발을 담글 때, 백숙 한 그릇을 먹을 때 기분을 묘사하면서 눈을 반짝였다.보기와 다르다는 반응에 “다들 그런다”며 수줍게 웃었다. “저도 저 자신을 발견하는 중이에요 뭘. 새로운 점을 발견하거나, 성장한 기분이 들 때 생경하지만 즐거워요.” 그녀와의 대화를 정리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그녀가 ‘즐겁다’와 ‘너무 재미있다’ ‘정말 좋아한다’는 단어에 힘주어 반복하며 쓴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이 배우는 계속 예쁘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스트라이프 슈트는 인스턴트 펑크, 레이어드한 이어커프는 모두  포트레이트.

Editor Nam Mi Young
Photographer Yoo Young Jun
Stylist Kim Ji Hye
Makeup Lee Young
Hair Lee Ji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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