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색을 대하는 방법

추위가 맹렬해질수록 뜻밖의 색이 선명해진다.

겨울 속에서 여름을 갈망하는 모순된 마음 끝에서 갖가지 색이 충돌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옷에 온통 마음이 쏠린다. 고맙게도 단조로운 색이 즐비하며 권태로웠던 보통의 가을과 겨울 시즌과 달리, 그간 보지 못한 채도 높은 색이 폭발적으로 쏟아진다. 스트리트의 세찬 기세가 한풀 꺾이고 그 자리를 담백한 옷이 대신하면서 선명한 색이 옷에 힘을 싣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된 것. 불필요한 장식에 대한 욕망이 선명한 색에 집결되며 말끔하게 완성된 옷 위에 더해져 완벽한 한 방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여름의 과일을 닮은 색이라서 더욱 싱그럽다. 니나리치는 무화과를, 마리 카트란주는 오렌지를, 리차드 말론은 올리브를, 베르사체는 아보카도를, 크리스찬 뵈이낭스는 적포도를, 몰리고다드는 복숭아를 연상시킨다. 군더더기 없이 잘 재단한 단조로운 옷차림에 이토록 맑고 건강한 색을 더하니 싱거운 음식에 한 수가 되는 비밀스러운 재료를 넣는 것 같은 흥미로움과 통쾌함이 공존한다. 이토록 낭만적인 겨울이 있었을까. 더 늙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선명하게 도드라지는 색에 도전하고 싶다.

가장 먼저 등장한 컬러는 바로 빨강!
모두 빨강색이긴 하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클리비지 라인을 시원하게 드러내 과감한 드레스를 선보인 여인. 파티룩으로도 손색이 없다. 오버사이즈 코트나 풍성한 퍼 아우터를 살짝 어깨에 걸쳐 주면 끝.

이번에 등장한 컬러는 네온 그린. 라임 컬러에서부터 네온 그린을 넘나 들며 스트릿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바싹 메마른 도시의 황량함 앞에서 한여름의 생기 넘치는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컬러다.

 

스트리트 패셔니스타들은 네온 그린 컬러를 베이지 컬러 또는 캐멀 컬러와 매치했다. 여름처럼 들뜨고 고조되지는 않지만 그윽한 캐멀 컬러가 한결 룩을 침착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매캐한 냄새, 거친 질감, 둔탁한 형태가 어우러진 코트 속에 성글고 투박하게 엮은 니트를 입고 두툼한 머플러를 둘둘 두른 뒤 무정하리만큼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거리를 걷는 기분의 요즘. 여름처럼 들뜨고 고조되지는 않지만 그윽하게 잦아드는 침착하게 가라앉는 기분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맹렬한 기세로 휘몰아치는 혹독한 추위 앞에서는 무성의하고 방탕한 여름이 한없이 그리워진다. 바싹 메마른 도시의 황량함 앞에서는 한여름의 생기 넘치는 힘찬 기운이 끝없이 간절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시즌 스트릿에는 넘쳐 나는 비비드 컬러의 활기찬 기운때문에 흥미로운 룩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리트 감성이 한풀 꺽이고 그 자리를 담백한 옷이 대신하면서 선명한 색이 옷에 힘을 싣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되었다. 특히 과일을 닮은 노랑색은 싱그러워 기분 전환에도 적격이다.

앞서 본 네온 그린 컬러에 비해 한층 차분하고도 맑고 건강한 색, 노랑. 유사한 톤이기 때문에 매치하는 컬러 역시 많이 다르지 않다. 캐멀 컬러는 고급스러운 감성은 물론, 권태로웠던 보통의 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editor kim sun young
photo imaxt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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