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운의 새벽

어둠이 내려앉고 해가 떠오를 때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하성운의 도약은 지금부터다.

트위드 소재 베스트는 럭키슈에뜨, 드레스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감의 셔츠, 버건디· 핑크 배색 슈트는 모두 폴 스미스.

지난 몇 달 새 우리의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어땠나? 변화가 있었을까?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요즘 음반 작업으로 내내 바쁘게 지냈다. 하긴 이전에도 음악 작업 외에는 딱히 하는 건 없었던 것 같은데.(웃음) 유일한 취미 생활이라면 장난감 모으는 정도? 그래서 평소와 별다를 것 없이 지냈다.
이제 주말만 지나면(인터뷰 당일 2020년 6월 5일) 세 번째 미니 음반 <트와일라잇 존>이 대중의 평가를 받게 된다. 어떤 기분일까. 일단, 걱정부터 앞선다. 워낙 오랜만에 선보이는 음반이라 무엇부터 해야 할지, 내가 뭘 더 잘해야 했는지, 어떤 걸 다시 기억하고 해내야 하는지, 혹시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게 있는 건 아닐지 등등.
혹시 뭔가 아쉬움이 남은 게 있을까? 그건 아니다.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팬들에게 이 음악을 빨리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막바지까지 열심히 작업했다. 그런데 이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막상 여기까지 오니 또 다른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왜 그럴 때 있잖나. 좋은 곡이 더 있지만 당장 들려줄 수 없어서 안타까울 때. 이번 음반에 넣지 못한 곡들까지 모두 빠른 시일 내 작업해서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마도 지난 1년간 음반을 내지 못해서 그 마음이 더 커진 것 같다.
올 초, 한 인터뷰에서 준비 중인 음반의 콘셉트를 묻는 질문에 ‘간지’라고 답한 적이 있더라. 생각대로 되었을까. 적당히 몇 방울 정도는 섞여 있는 것 같다.(웃음)
그래도 티저와 프리뷰를 접한 이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간지’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보이더라. 아무래도 여러 장르로 구성했고, 기존의 목소리에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다. 그래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을 거라 생각된다.
‘트와일라잇’이라는 단어는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성운이 담고 싶은 의미는 무엇이었나. 환상 속 세상에서 더 자유로워지는 음악과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꿈인지 아닌지 잘 모르는 세계에서 결국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내가 생각하는 하성운의 이미지는 굉장히 자유로워 보인다. 아이돌이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시도하는 아티스트 같달까? 그렇게 봐주면 너무 감사하다. 모두가 그렇게 좋은 시선으로 보진 않는다. 제멋대로 하는 것처럼 보일 테고. 하지만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사람은 나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먼저 움직이는 것도 좋아하고. 이럴 때 팬들이 공감해주면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건 곧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기도 하니까.
이번 음반에서는 어떤 변화를 꾀했을지 궁금해진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어 목소리 톤부터 새롭게 바꾸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번 음반에서는 기존에 하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될 거다. 그게 가장 큰 차이고, 변화다.
한 인터뷰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조합해 음악을 만나는 것이 재미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작업하는 것에 꽂혀 있다’는 말을 했다. 최근 꽂혀 있는 음악은 어떤 건가. 다음 음반에서 확인해주길 바란다. 이번 음반의 콘셉트와는 달라서 넣지 못했거든.
벌써 넥스트를 구상 중인 것 같은데. 이번 음반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의 하성운을 보여줬다면 다음 음반에서는 팬들이 좋아해준 기존 모습에서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선보일 계획이다. 뭔가 과거의 모습과 미래의 모습이 공존한달까? 사실 그게 지금 또 고민이기는 하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 어떤 색을 찾아야 하는 건지. 그 방향성을 잘 찾아야 할 것 같다. 넥스트에 대한 고민은 한순간도 쉬이 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터득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

화이트 타월 소재 크롭트 셔츠는 빈티지 제품, 벨트는 생 로랑, 네이비 컬러 팬츠와 메리제인 슈즈는 모두 구찌.

우아한 레이스가 장식된 드레스 셔츠는 버버리, 스니커즈는 알릭스,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열대식물이 프린트된 실키한 셔츠는 스투시.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매일 밤 11시, 라이브 오디오 쇼 <심야아이돌>이 얼마 전 200회가 되었는데, 이렇게 꾸준히 해온 활동이 또 있었을까? 그러게 말이다.(웃음) 내 삶에서 이렇게 고정적으로 오랫동안 하는 일은 처음인 것 같다.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앞섰다. 이렇게 오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도 도전은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동안은 음반을 낼 수 없는 상황이 있어서 지금까지 평탄하게 왔다. 이번 미니 음반이 오디오 쇼를 하면서 낸 첫 음반인 만큼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지. 나도 이렇게 동시에 활동한 적은 없어서.
쇼에서는 호스트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1여 년간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도 많았겠다. 힘들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그로 인해 나 스스로 배우고 얻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날 하루는 느끼는 것들이 반드시 하나씩은 생겼으니까.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아왔구나’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내가 만약 <심야아이돌>을 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러면 이 시간을, 그리고 이런 공감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문득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방송에 임할 수 있었다.
오디오 쇼의 매력 혹은 재미는 뭔가. 나의 경우에는 일단 게스트가 <심야아이돌>에 왜 나왔을지, 그 목적에 대해 생각하는 편이다. 음반 홍보를 위해서 또는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사연을 소개하는 등 각자의 목적에 따라 호스트인 내 역할은 달라지니까. 그에 맞게 잘 이끌어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게 내가 할 역할이다. 다행히 그런 과정이 재미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트와일라잇 존> 홍보 프로젝트를 시작할 텐데, <심야아이돌>에서도 특별히 준비하는 게 있을까? 그렇지 않을까? <심야아이돌>에서 음반 홍보하는 코너는 늘 똑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 다만 내 음반이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300회도 머지않았으니 ‘성운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콘셉트로 자축 이벤트 같은 거 기획해보면 어떨까. 300회니까 <심야아이돌> 청취자와 함께 그동안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실은 이번에도 준비는 했는데,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다. 반드시 기회를 만들 생각이다.
터무니없이 큰 욕심은 갖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적당한 욕심은 필요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지. 다만 큰 욕심만 좇다 보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이고, 감사함을 잃을 것 같은 마음에서 한 말이었다. 왜 이럴 때 있잖나. 분명 감사한 일인데도 지나친 욕심 때문에 그 감사함을 알아채지 못할 때. 어떤 일에도 충분히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건 슬픈 일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늘 자중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생긴 가장 큰 욕심이 있다면. 왜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더 갖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게 생기기도 하니까. 요즘에는 음반에 노래를 많이 담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정말 다양한 노래를 넣고 싶은데, 음반에는 장르와 콘셉트라는 게 있으니까. 그 콘셉트에 맞는 노래를 추리다 보니 넣을 수 없는 곡이 많아져서 고민이다.

더 많은 사진과 자세한 인터뷰는 나일론 7월호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editor choi sung min
interview jang yoon jin(freelance)
photographer lee se hyung
stylist choi jin woo
set stylist yoo yeo jung
makeup & hair kim gun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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