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의 시간

이동욱을 보고 아름다움을 떠올리는 데는 의심이란 없을 것이다.

슈트는 참스, 네크리스는 락킹에이지, 브레이슬릿은 아가타.

언밸런스 화이트 셔츠는 아더에러, 팬츠는 소윙 바운더리스, 블랙 체인 링은 페르테, 오른쪽 블랙 링은 다미아니, 브레이슬릿은 락킹에이지, 스니커즈는 컨버스.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우 이동욱에게 소회를 물어봤다. 물론 어느 정도의 예상 답안은 있었다. 대개의 세레모니를 맞이한 이들에게서 나왔던, 나올 법한. 결론적으로 모두 빗나갔다. 그는 늘 하던 대로 걸어왔고, 또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말한다. “남들이 회사를 다니듯 나 역시 조금 남다른 직업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그걸 단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이동욱은 본인만의 에너지와 리듬으로 이 자리에 섰다. 그렇게 단지 20년이 지났을 뿐이다.

언밸런스 화이트 셔츠는 아더에러, 렌즈는 렌즈미의 샤인엠플 실링 3칼라 그레이.

이지 컬러 루스 핏 팬츠는 참스.

소라색 터틀넥은 코스.

민트 컬러 슬리브리스는 세티스파이 by 10 꼬르소 꼬모.

이번 9월은 <나일론>의 11주년 창간 기념호가 발간되는 달이자 배우 이동욱이 데뷔한 지 20주년이 되는 달이다. 이동욱과 <나일론>과의 만남으로 특별한 달이 되었다. 작년 10월경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다. 20주년이라는 것이 엄청난 의미로라기보다는 ‘올해도 나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기분이 크다.

올해만 해도 드라마 2편,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101>까지 마쳤으니까. 10년 주기로 한 번씩 중간 리뷰를 하기도 하잖나. 이전 10주년 때 기억나나. 군대에 갔다.(웃음) 그 당시 출연 중인 드라마를 끝내고 열흘 만에 군에 입대했다. 그러고 보니 그때 마지막으로 촬영한 화보도 이 스튜디오 스태프들과 함께했다. 생각해보니 그날 화보를 찍으면서 머리를 밀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촬영이 되었겠다. 기억을 꺼내보니 10년 전에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 오늘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뜻깊다.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인가 보다. 꼭 그렇다기보다는 서로 좋아하는 거지. 생각보다 환경이라든가 사람에 대한 낯섦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이런 부분이 모험을 피하거나 좀 더 과감한 선택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난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걸 원하는 것 같다. 오늘 그런 이들과 함께 좀 더 과감하고 다양한 콘셉트의 작업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즐거웠다. 머리를 민 군 입대 전 화보와 또 다르게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학교>의 이강산부터 <러빙유> <마이걸> <달콤한 인생>을 비롯해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필모를 갖고 있다. 근래의 <도깨비> <라이프> <진심이 닿다>까지 더해 다양한 인물을 만나왔는데, 가장 어려운 역할이라든지 시기가 있나. 쉬운 역할은 하나도 없었다. 일할 때 재미는 충분히 느끼거든. 그런데 그 재미라는 건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 느끼는 거다. 쉽게 풀려서 재미있다고 느낀 적은 글쎄, 20년 동안 연기를 하며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연기는 여전히 어렵고 쉽지 않은 영역임이 분명하다. 어떻게 여차저차 운이 좋았고, 그렇게 20년이 됐다.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 20년간 그래온 것처럼 다음 30년, 40년도. 슬럼프라 하면 3, 4년 주기로 한 번씩 오는 것 같다. 뭔가 폭풍우가 몰아치듯이.

그럴 때면 어떻게 넘기는 편인가. 터득한 방법은 하나다. 내가 더 움직이는 것. 드라마 <라이프>를 끝내고도 정신적으로 좀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게 불과 작년이었던가. 지인들에게 힘들다고 토로해봐야 늘 똑같은 말들이 돌아오고. 그것보다는 몸을 더 움직이는 게 더 낫다. ‘작품도 또 부딪쳐보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계속 뭔가를 하다 보면 안 좋은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스터드 장식된 그레이 셔츠와 쇼츠, 스냅백은 모두 참스.

옐로 컬러 니트와 초콜릿색 니트 베스트, 팬츠는 모두 코스, 스니커즈는 골든구스.

블랙 컬러 케이블 니트는 라프시몬스 by 10 꼬르소 꼬모, 실버 링은 베루툼.

블랙, 그린, 옐로 배색된 스웨터, 팬츠, 화이트 스니커즈는 모두 프라다, 안경은 듀퐁.

이제는 이동욱의 원픽을 밝힐 수 있을까? 의외로 많은 사람이 그걸 궁금해했다. 심지어 마지막 생방송이 끝나고 엠넷 관계자도 물어보더라. 나는 진행하는 입장이니까 이미 알지 않나. 이 모두가 데뷔할 수 없다는 것을. 선배의 마음으로 지금 이 무대로써 데뷔를 못하더라도 다들 원하는 꿈을 이루면 좋겠다는 마음이 원픽보다 먼저 들더라. 원픽보다는 101명 모두를 응원하게 되었다.
진행자이기에 가장 가까이서 프로그램을 지켜보지 않았나. 역시 다 지나온 시기이기에 자신의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을까? 처음 아이들을 대면할 때부터 ‘어떻게 다가가야 이 친구들이 나를 편하게 여길까’만 생각했다. 내 나름대로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아이들 역시 마음을 열고 다가와줘서 고마웠다. 아직 육체적·정신적으로 덜 성숙했을 친구들이 어마어마한 스케줄과 무게를 소화하고 이겨내는 걸 보면서, ‘내가 만약 저 나이로 돌아가서 다시 이렇게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 나는 절대 못할 것 같거든. 그래서 이 아이들을 더 존중하게 된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도, 초심을 반추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아주 착하고 좋은 후배가 많이 생겨서 기쁘다.

모든 것은 레이스이지 않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처음의 초심도 중요하고 마지막의 마무리도 중요하겠지만, 요즘은 처음과 끝, 어디에 중점을 두는 편인가. 예전엔 처음이었는데 결국엔 마지막이 되더라. 처음은 결국 지나간 일이 되니까. 세웠던 계획들, 처음에 느꼈던 감정, 원했던 것이 그대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점점 지나간 것에 미련을 갖지 말고 마무리를 잘하자는 쪽이 되었다.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는 것 있나. 지금은 복숭아. 제철 과일을 정말 좋아한다. 이틀에 한 박스씩 먹고 있다.

‘딱복’과 ‘물복’ 중에는? 천도, 백도, 황도 가리지 않는다. 이 계절이 가면 복숭아를 못 먹으니까. 그전에 ‘후회 말고 많이 먹어둬야지’ 하는 생각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또 10년이 지나면 데뷔 30주년이 올 텐데, 그때의 이동욱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계속 건강했으면.(웃음) 그게 가장 중요하더라고. 그렇게 원대한 포부나 계획은 없지만, 늘 하던 대로 내 할 일 꾸준하게. 그거면 된다.

내일의 계획은 무엇인가. 근래 늦잠을 자본 지 오래됐다. 간만에 잠을 충분히 자고 저녁에는 슬렁슬렁 운동하러 가지 않을까? 집에 복숭아도 있으니까 박박 깨끗이 씻어 껍질째 몇 개 먹고.(웃음) 계획대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내일은 말한 대로 되면 좋겠다.

 

editor choi sung min
interview park ji hyun
photographer kim yeong jun
stylist nam joo hee
makeup lee ji young, lee young, kim ji young(blow)
hair lee hye young, im jung ho(blow), lee seon young
set stylist yoo yeo jung
assistant kim mee na, heo ji 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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