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because, love you

밸런타인 데이. 사랑은 큰 거, 선물은 작은 거

나를 위한 너

알바 끝났어? 누나가 데리러 갈게, 금방 도착해. 기념일에 알바 못 뺀다고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렇게 예쁜 가방 선물이면 충분한 걸. 아까 친구들에게 만난 지 1년 되었다니까 다들 놀라더라. 나이 차가 많이 나서 금방 헤어질 거라고 생각했대. 웃기는 애들이야. 사실 나 요즘 흰머리가 자꾸 보여 속상했는데, 너랑 만나면 다 까먹기만 해. 딱히 어려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닌데 진짜 네 말대로 ‘귀염뽀짝’한 이런 틴트를 바른다니까? 네가 준 가방이랑 똑 닮았길래 귀여워서 샀어. 매끈하게 광택이 돌아 입술이 통통해져. 사실 지난번에 지나가는 말로 예쁘다던 그 걸 그룹 여자애가 이렇게 촉촉하고 말간 입술을 하고 있었잖아. 속으로 엄청 질투났는데, 틴트 하나면 되더라. 너는 큰 가방이 비싸서 작은 걸로 샀다고 쑥스러워했지만, 이 틴트는 이렇게 앙증맞고 귀여워서 하트 백에 10개도 넘게 들어가. 빨리 네게 보여주고 싶어. 얼른 갈게, 조금만 기다려.
크로스백과 웨이스트백으로 2가지 연출이 가능한 루이 비통의 하트 백 뉴 웨이브.
촉촉하게 스며드는 컬러 위로 보습 코팅막을 형성하는 더샘의 러브 미 코팅 틴트.

따로 또 같이

우리가 함께 걸을 때면 손을 놓고 싶지 않아. 그런데 오빠는 내 마음도 모르고 자꾸 가방을 들어준다더라? 오늘은 아예 어깨에 걸치는 걸로 메고 나왔어. 납작한 지갑이니까 우리 사이에 틈은 없어. 우리 보기로 한 전시가 뭐였더라? 사실 별로 안 궁금해. 내 머릿속은 온통 향기로 가득하거든. 지난번에 자꾸 나한테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했잖아. 나는 그 한마디에 다음 날까지 설레였어. 향기가 아니라 냄새라고 표현하는 오빠가 너무 귀엽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옆에서 더 오랫동안 찰싹 붙어 있으려고 향수를 챙겼어. 납작한 파우치에도 쏙 들어가는 데다 향기도 2개나 들어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와 커플로 꼭 어울릴 만한 블랙베리 앤 베이를 담았어. 그러니까 오늘도 내게 좋은 냄새가 난다고 얘기해줄래? 그러면 아무렇지도 않은 척, 부드러운 밀랍 고체 향수를 오빠 목덜미에 발라줄 수 있을 것 같아.
소지품을 앙증맞게 수납할 수 있는 샤넬의 체인 달린 미니 지갑.
2가지 고체 향수를 조합해 향기 레어어링을 즐길 수 있는 조 말론 런던의 프레그런스 컴바이닝 팔레트.

지금 이 순간

야, 우리 이제 앞에서 아이폰만 보지 말고 얼굴 보면서 얘기하자. 계속 이러면 유치하게 내가 좋은지, 인스타가 좋은지 물어볼 거야. 그러니까 그 스마트폰 좀 내려놔. 오늘은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 립스틱도 2개나 준비했단 말야. 이 작은 가방에 뭐가 그렇게 많이 들어가느냐고? 이건 다른 립스틱의 절반 사이즈잖아. 뭐? 사치? 자꾸 잔소리할래? 싸우지 말자. 네가 하도 내 얘기를 안 들으니까 이렇게 빨간색을 샀잖아. 빨간 입술로 말하면 입술로 시선이 집중돼 무슨 말을 하는지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대. 어디서 보긴, 페이스북에 떴어. 너도 맨날 인터넷에서 본 쓸데없는 뉴스 나한테 설명하잖아. 그러니까 우리가 커플이지. 아 됐어, 사진이나 찍자. 여기 배경 너무 예쁘다. 봐, 입술이 빨개서 사진 더 잘 받지? 완전 ‘프사’감이야. 내가 평소에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다 네가 찍어주니까 예쁘게 나오는 것 같아. 됐고, 나가서 밥이나 먹자.
디지털 밀레니얼의 슬로건이 프린팅된 N°21의 인스타 테이프 지피 파우치 미디움.
5가지 텍스처가 50가지 컬러로 구성된 톰 포드 뷰티의 보이즈 앤 걸즈 립 컬러.

오늘보다 내일

잘 들어가셨어요? 오늘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좀 떨리더라고요. 긴장한 거 티 안 내려고 간만에 블러셔도 발랐어요. 핑크와 오렌지 중 뭘 바를지 고민하다가 다 섞어 발랐지 뭐예요. 피부가 반짝거린다고 말씀하신 건 사실 다 이 블러셔 덕분이었어요. 기대 안 하고 나온 소개팅이라, 이렇게 오랫동안 이야기한 게 너무 신기해요. 눈치채셨겠지만 제가 낯선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인싸’ 타입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마음에 든 남자를 바보처럼 놓치지는 않을래요. 주말에 또 만나볼까요? 계획대로라면 맛있는 커피 마시며 여유 부리려고 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커피 마시러 가요. 아, 커피 못 마신다고 하셨으니까 술을 마실까요? 우리 집에서 넷플릭스를 왕창 봐도 좋고요. 그러면 이번에는 핑크 컬러보다 화이트 컬러를 더 섞어서 뺨 위에 칠할게요. 오늘처럼 자꾸 제 볼을 쳐다보면 반할 것 같단 말예요.
3가지 컬러 파우더가 알파벳 모양으로 담긴 랑콤의 까페 보네르 블러셔.
주얼 장식이 돋보이는 클러치는 가격미정 미우미우.

Editor O Da Hye
Ilustrator Moz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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