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기의 실체 -1-

유행처럼 번지는 ‘한 달 살기’. 과연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얻었을까?

하경화 & 이혜민
스타트업 미디어 ‘디에디트’ 운영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 음식이야말로 그 도시에서 만끽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화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마트로 가서 술과 음식, 식자재를 가득 채워 넣었다. 지내는 동안 좋아했던 것 시칠리아에 가게 된다면 ‘아란치니’를 꼭 먹어보길. 한국에도 파는 곳이 있지만 맛이 완전 다르고, 크기도 서너 배는 더 크다. 시칠리아 사람은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때는 꼭 아란치니를 먹는다. 마치 우리의 삼각김밥 같은 음식이랄까? 무엇을 얻었나 한 달 살기가 유행하지만, 30일 정도 일을 그만두고 해외로 떠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나. 마냥 좋은 모습만 포장해서 보여주고 싶은 건 아니었고, 현실적으로 한 달 살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과정을 함께 지켜봐준 독자들이 공감하고 보내준 로망의 메시지는 지금 생각해도 뭉클하다. 반면 처참하게 실패한 부분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다는 것. 해외살이에 적응할 즈음 이미 돌아갈 날짜가 코앞에 닥쳤더라. 게다가 먹고사는 모습을 모두 카메라에 담으려다 보니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끊임없이 일의 연속이었다. 누군가 한 달 살기를 하러 간다면 해주고 싶은 말 현지의 삶에 집중하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처음 한 달 살기를 떠났을 때 일주일 정도 디지털 디톡스의 시간을 가졌다. 소셜 미디어와 이메일을 등지고 포르투의 풍광에만 집중했다. 서울에서의 가혹한 평가와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그간 겪어온 불안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었다.

인성용 & 김민주
영상 제작자 및 마케터

한 달 살기를 마음먹은 계기 원래 여행을 너무 좋아했는데, 묶여 있는 업무 때문에 오래 가야 1~2주일뿐이었다. 1년에 30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나머지 330일을 희생하고 있었던 것. 불공평하잖나. 마침 2년 동안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일을 하게 되어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 예상과 가장 달랐던 점 언제나 계획한 것보다 더 많이 나가는 경비. 매달 카드값을 볼 때마다 놀란다. 하나하나 맞춰보다 모두 내가 쓴 내역이라는 것에 두 번 놀란다.(웃음) 무엇을 얻었나 정말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다양한 사람을 접하다 보니 사람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누군가 한 달 살기를 하러 간다면 해주고 싶은 말 남들이 많이 찾는다는 기준으로 도시를 택하지 말 것. 이왕 한번 가는 거면 준비 기간이 걸리더라도 꼭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고르자. 생활비가 싸다는 기준으로 도시를 선택하고 낮은 만족도를 느끼는 이들을 여럿 봤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y/n 당연히 Yes. 일주일에 6일을 일해도 중간중간 나가서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친해지면 뭐 하나씩 더 얹어주는 로컬 상인, 새로운 장소를 방문할 때의 희열. 이건 직접 가야만 느낄 수 있다.

김은덕 & 백종민
작가

한 달 살기를 마음먹은 계기 우리는 관광지에서 흔히 ‘인스타용 인증샷’을 남기는 것보다 현지인과 교감을 나누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다 보니 한 달 살기는 자연스러웠다. 한 도시에서 한 달간 현지인과 인연을 맺고 싶었다. 도시를 선택한 이유 우리 모두 그런 도시 하나쯤 있잖나. ‘아,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도시. 마음속에 담아둔 첫사랑 같은 도시를 고르는 게 포인트.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 우리는 선택한 도시에 도착한 일주일 동안 숙소 주변만 걷는다. 현지인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방식이기도 하고, 내가 잠시 머물 공간을 익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첫 일주일을 천천히 보내지 않으면 한 달 동안 정신없이 바쁜 여행을 하게 되더라고. 무엇을 얻었나 우리의 모토는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남들과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게 되었다. 그걸 넘었더니 삶의 태도를 얻게 되더라. 그러니까 한 달 살기는 여행이라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리빌딩(Rebuilding)’하는 시간이다. 누군가 한 달 살기를 하러 간다면 해주고 싶은 말 한 달 살기의 속도는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혹은 산책하며 걷는 정도가 딱 좋다. 그래야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거든. 천천히 낯선 도시를 걸어보자. 그럴 때 놓치고 있던 자신과 만날 수 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y/n 우리에게 한 달 살기는 이미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걸 포기해야 했지만 후회는 없다. 현재 삶의 속도가 어느 때보다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니까. 어쨌든 결론은 Yes!

이한솔
프리랜스 웹 개발자

지내는 동안 좋아했던 것 카페 ‘알비나 프레스’. 언제 방문해도 현지인과의 대화로 생기 넘치고, 바리스타들은 유쾌하고 친절했다. 곳곳에 자리한 오래된 원목 가구도 눈길을 끌 만큼 멋스럽다. 그 밖에 추천하고 싶은 훌륭한 카페가 너무 많을 정도로 포틀랜드는 카페 투어하기에 좋은 도시다. 무엇을 얻었나 영국 수상 처칠이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했다. 다른 도시에서 지내며 내 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이 서울이라는 도시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깨달았다. 포틀랜드에서 머물며 서울에서의 소비적인 삶을 반성했고, 로컬 문화나 환경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누군가 한 달 살기를 하러 간다면 해주고 싶은 말 무엇보다 미리 공부하고 가면 좋겠다. 포틀랜드는 서울처럼 강(윌래밋강)을 중심으로 크게 이스트와 웨스트로 나뉜다. 두 지역 분위기가 크게 달라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숙소를 잡으면 좋은데, 개인적으로 이스트에 숙소 잡는 것을 추천한다. <킨포크>에 나오는 듯한 포틀랜드 고유의 멋이 웨스트보다 풍성하게 담겨 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y/n 아직은 No. 서울에서의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일상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 계획은 천천히 세우려 한다.

더 자세한 인터뷰는 나일론 3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park ji hyun
assistant editor lee jeong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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