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eason

새로운 계절을 고대하며 완성한 생경한 아름다움.

sculptural shapes

스트리트를 기반으로 한 옷들의 맹렬한 기세가 한풀 꺾이자 그간 억눌러왔던 창조에 대한 욕망이 단숨에 폭발한다.
그 격렬한 욕망은 새로운 실루엣의 탐색으로 이어진다.
좀처럼 보지 못했던 웅장하고 한껏 과장된 형태와 신경 쓴 흔적이 역력히 보이는 면밀한 세부가 곳곳에서 활개친다.
올곧게 미학적 패션을 추구해온 몇몇 디자이너가 새로운 계절의 유행을 창궐하는 주동이 된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토모 코이즈미는 ‘세서미 스트리트와 하라주쿠 스트리트의 만남’이라며 새 시대가 왔음을 선포했다.
사치스러운 것이야말로 패션을 윤택하게 만든다는 걸 왜 잊고 지냈던 걸까.
실용주의가 만연한 시절 속에서 그들의 고뇌가 다가오는 계절을 풍성하게 수놓는다.

bras as outwear

속옷이 불쑥 기성복으로 등장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이제 놀랍지도 않지만,
이번엔 조형적 형태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실리콘 튜브나 밧줄 형태처럼 예상치 못한 기발함이 브라 위로 쏟아진다.
과하지만 그럴싸하고, 지나치지만 근사하다.

square toes

홍수처럼 차고 넘치는 수많은 신발 중 유독 앞코가 네모난 것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마 다니엘 리의 공이 컸을 테다. 단조로우면서도 힘 있는 형태라 흥미롭다.
굽이 납작할수록 더욱 예쁘고 앞코가 시원하게 뚫려야 근사하다.

big bags

몸의 반을 뒤덮는 거대한 가방의 등장이다.
보테가 베네타와 더로우처럼 가장 동시대적이라 불리는 브랜드에서 앞다퉈 커다란 가방을 내놓았다.
이렇게 큰 가방이라면 무엇이든 원 없이 넣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마음이 놓인다.

colorful leather

색의 결핍만큼 패션을 궁핍하게 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즌 선명한 색이 계절을 뒤덮었다. 그것도 가죽이라는 의외의 소재와 엮였다는 점이 놀랍다.
한겨울에 뒤축이 뚫린 신발을 신는 판에 한여름에 가죽인들 어떠랴.
가장 세밀한 지점에서 섞인 아름다운 색이 녹아드니 설사 가죽이라도 활기가 넘친다.
이 풍부한 색채를 지닌 가죽 소재 옷을 기온이 최고조를 기록하는 여름날 미친 척하고 꺼내 입고 싶다.

bermuda cut

많은 것이 가볍게 취득되고 순식간에 흩어지는 요즘, 고졸한 분위기를 내는 것들에 다시 한번 마음이 요동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버뮤다 쇼츠가 계절을 충만하게 수놓는다.
좀처럼 소화하기 힘든 어중간한 길이가 적당한 긴장감을 주고 기품과 품위를 더해준다.
단정하고 고매한 형국이라 그런지 어떤 것보다 아름답다.

editor kim sun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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