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의 색

아무 색이 입혀지지 않은 도화지 같은 배우. 신은수는 이제 겨우 순백의 화이트, 이 하나만 보여줬을 뿐이다.

빈티지한 화이트 티셔츠는 H&M 스튜디오, 플리츠스커트는 렉토, 뉴스보이 캡은 자라, 화이트 앵클부츠는 이자벨 마랑

날개 스카프 디테일을 더한 티셔츠는 잉크, 어깨에 걸친 니트 스웨터는 홀리데이 by 비이커, 실버 네크리스는 에디터 소장품

영화 <가려진 시간>은 곧 신은수의 등장이었다. 그간 필모가 몇 개 더 쌓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신이 있나. 새삼 시간이 참 빠르다. <가려진 시간> 때는 거의 매일 현장에 나갔다. 폐 가에서 촬영을 하던 날이었는데 날씨가 굉장히 추웠다. 영화에서의 계절이 여름이라는 게 문제였다. 그 날씨에 반바지를 입고 산을 오르는데 찬 입김이 자꾸 차올라 계속 NG가 났 다. 이런 건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요즘 현장에서 많이 배운다. 아무래도 영화와 드라마의 호흡은 다를 텐데.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어지는 시간 아닐까. 드라마는 영화보다 호흡이 좀 더 빠르다. 그 속도감이 재미있다가도 또 영화에 들어가면 ‘역시 나는 영화지’ 한다. 둘 모두 매력이 있다. 이번에 들어가는 드라마 <배드파파>에서는 또래의 유 영선을 맡았다. 그녀는 어떤 아이인가. 하고 싶은 것도, 그렇다고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지만 춤에서만큼은 욕심과 열정을 지닌 친구다. 나 역시 아직은 영선이를 다 알지는 못한 다. 영선이와 은수는 닮았을까? 표현이 솔직하다는 점은 나와 비슷하다. 다만 그걸 표현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영선이 툭툭 말을 던지는 스타일이라면 요즘의 나는 그걸 경계하 는 편이랄까. 물론 여전하게 서툴지만. 나는 표현에 솔직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때그때 바로 표현하는 사람인가. 좋다는 감정에서는 정말 그렇다. 일단 나는 표정에서 다 드러나 니까. 최근 좋아했던 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항상 좋아하는 짱구 캐릭터와 얼마 전 처음 먹고 반해버린 앙버터. 귀여운 이름만큼이나 맛도 너무 훌륭하다. 오늘의 촬영을 마친 후 일 정이 있나. 안 그래도 스튜디오 근처에 유명한 빵집이 있다고 해서 일찌감치 그곳에 들를 생각이었다. 역시 기승전 앙버터네. 요즘 흥미를 느낀 대상이 또 있다면? 보기와는 다르 게 원체 무뚝뚝하고 털털한 타입이라 주변에서 낭만 없다는 소리를 곧잘 듣는다. 그런데 요즘 하늘이 너무 맑고 예쁘더라고. ‘이건 꼭 담고 싶다’는 마음에 휴대전화를 가져다 대도 눈으로 보이는 예쁨이 전혀 담기지 않는 거다. 그게 또 속상해서 문득 사진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가을이 낭만을 몰고 왔나 보다. 그런지도 모르겠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우리 오늘은 걸어갈래?’ 하는 걸 보면. 이러다 ‘낭만’ 하면 신은수가 될지도 모르겠네.(웃음)

Editor An Eon Ju(fashion) & Park Ji Hyun(feature)
Photographer Yoo Young Jun
Makeup Lee Ah Young
Hair Kim Seung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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