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답게

선미는 결심한 듯 했다. 거리낄 것이 없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언밸런스 스커트는 발렌시아가.

슬리브리스 블랙 톱과 와이드 슬랙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두 달 만에 선미가 다시 <나일론> 카메라 앞에 섰다. 창간 10주년 베스트 커버 걸로 뽑힌 그녀는 그사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데뷔 후 첫 금발로 파격 변신을 감행했고, 9월에 선보일 새 음반 준비를 마무리 중이었다. 여전한 모습도 보였다. 언제나처럼 에너지가 넘쳤고, 끊임없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시선을 피하는 법 없이 당당하게 카메라를 대하고, 대화를 돌리는 법 없이 정직한 답변을 들려주는 그녀에게 반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지막 포옹을 나누는 순간까지, 선미는 오롯이 선미다운 모습으로 그곳에 존재했다.

<나일론>의 베스트 커버 걸로 선정되었다. 기분이 어떤가. 당연히 좋다. <나일론>은 중학생 때부터 읽어온 매거진이다.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창간부터 지금까지 10년을 이어올 정도로 잘될 줄 알고 있었다. 왜 그렇게생각했나. 나름 트렌드에 대한 촉이 좋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나일론>이 처음 나왔을 때, 기존의 패션지와 달라 매력적이었다. 그 당시 주류 매거진의 이미지와 분위기가 전혀 달랐으니까. 그런데도 내 눈엔 굉장히 힙하게 보였다. 다소 거칠고, 덜 채워진 듯한 이미지가 세련되게 느껴졌달까. 그땐 안 그랬지만, 지금은 다들 그런 사진만 찾는다. 이럴 줄 알았다니까. 음악적으로도 촉이 좋은 편인가? 그런 거 같다. 그렇게 확신하게 된데는 더 위켄드가 한몫했다. 더 위켄드가 왜? 5년 전 그의 음악을 듣고, 이 가수는 무조건 잘될 거라고 믿었다. 그의 노래를 진짜 좋아했고, 가는 곳마다 추천했다. 지금 최고의 가수가 된 것을 보면서 ‘나는 역시 촉이좋아’라고 혼자 흐뭇해한다. 자기 음반에 대한 촉은 어떤가? 새 음반에 대한 전망을 스스로 점쳐보자. 음… 나 자신에 대해서는 진짜 모르겠다. (한참 생각하더니) 아, 역시 어렵다. 솔로 데뷔 후 그간 모든 음반의 결과가 좋았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뿐이다. 가끔 천운을 타고났나 싶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다. 그래도 백 프로 운만은 아니라는 말은 꼭 하고 싶다. 전 작업 과정에 걸쳐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만큼 신경을쓴다는 이야기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가? 그렇다. 고민도 아주 깊게 오래하는 편이다. 그런데 계속 고민하다 보면 그런 순간이 오더라. ‘아, 내가 왜 이렇게까지 많은 경우의 수를 상상하지?’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면 고민을 내려놓게 된다. 그 후엔 오히려 모든 문제가 수월해진다. 신기하게도. 그전에 충분히 고민한 덕분이겠지. 그런가? 음, 생각해보니 진짜 그 덕분인 거 같다. 이번 음반에서는 작사와 작곡을 다 했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뭐랄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경고라는 게 사랑에 관한 것도 있고, 살면서 조심하거나 주의할 것에 대한 메시지도 있다. 예를 들면 그중 ‘곡선’이라는 곡이 있다. 그 곡에는 살면서 경계할 3가지 곡선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다. 그 3가지란, 운전 중 커브 길, 인생의 굴곡 그리고 여성의 몸매다. 처음 들으면 얼핏 섹시한 노래 같지만 ‘Life is so curved’라는 가사가 말해주듯 이런 것을 비유하고있다. 어떻게 이 곡을 만들었나. 커브 길 운전을 하다가 영감이 떠올랐다. 커브 길과 인생을 이렇게 엮을 수 있는 비유가 마음에 들었다. 이미 예전에 팬들에게 먼저 가사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음악적으로 더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있다.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데… 랩이다. 랩? 사실 목소리가 여성스럽고 가는하이 톤과는 거리가 멀다. 살짝 굵은 듯한 목소리여서 랩이 잘 어울릴 거 같다. 이번 음반에서 멜로디가 섞인 랩을 시도했는데 신선하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다. 그 뒤로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진출에 대한 관심은 없나? 물론 있다. 아직 단독 팬 미팅이나 콘서트는 못 해봤다. 대신 방송 일정 때문에 해외 공연을 해본 적이 있다. 그때 교포도 아닌 팬들이 한국어로 된 가사를 따라 부르는 것을 보면서 감동받았다. 무대에서 그들이 “왜 예쁜 날 두고 가시나”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다. 아티스트로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대중의 눈높이와 새로운 음악적 시도의 간극을 맞추는 것. 선미만의 색을 표현하면서 너무 무겁거나 난해하지 않게 하는 것이 늘 과제다. 내일도, 모레도 촬영이 있다고 들었다. 피곤한 기색이 안 보인다. 아, 맞다. 촬영이 계속 있었지.(웃음) 사실 촬영장에서 거의 지치는 법이 없다. 오히려 스태프가 “넌 좀 지칠 필요가 있어”라고 구박 아닌 구박을 할 정도다. 비결이 뭔가? 원래 체력도 좋지만, 사실나 하나로 인해 모두의 분위기를 흐리는 것이 싫다. 티 내지 않으려 해도 결과물에 다 보이더라.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그래서 늘 좋은 기분과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 오늘 촬영처럼.

민트 컬러의 새틴 스트랩 원피스는 인스턴트 펑크, 기하학적 곡선의 볼드한 이어링은 넘버링.

Editor Nam Mi Young
Photographer Ahn Joo Young
Video Park Ji Yoon
Stylist Lee Ji Eun
Makeup Kim Hee Sun
Hair Da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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