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먹어요

편히 앉아 있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

포비 DMZ

맛 좋은 커피가 있는 곳이라는 정보만 듣고 찾아간 파주 임진각에 자리한 ‘포비 DMZ’. 포비는 ‘Best, Basic, Bright, Brilliant’의 4가지 B를 축약한 것이다. 이는 포비가 추구하는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반겨준 건 사계절 변화를 곁에서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확 트인 서라운드 통유리. 군더더기 없는 내부에는 의자 대신 포비의 시그너처인 스탠딩 테이블이 넉넉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본 스타일인 롱 블랙을 고소한 향과 함께 한 모금 마셨다. 공복이었는데, 전혀 부담 없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맛과 깊은 향이 느껴졌다. 내내 그 향을 곱씹고 싶을 만큼 그 맛은 특별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77 070-7774-6552
평일 09:00~18:00 주말 09:00~19:00

리사르 커피

기둥을 뜻하는 스페인어가 ‘바사르’라는 걸 이곳에서 처음 알았다. 거기에 이씨 성을 가진 사장님의 성을 합쳐 ‘리사르 커피’가 됐다. 소수 정예로 운영되며, 약수시장 골목 안쪽에 소박하게 자리했다. 좁다란 내부에는 스탠딩 테이블만 덩그러니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 이씨 사장님의 철학과 정성, 애정이 담뿍 담긴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다. 모름지기 에스프레소는 크레마가 있을 때 재빨리 먹어야 살아 있는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즉석 제품이란다. 그래서 손님 자리로 커피를 옮기고, 세팅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없앴다. 이토록 화끈한 이씨 사장님의 에스프레소 맛이 궁금하지 않다고?

서울 중구 다산로8길 16-7 010-9646-5538
평일 12:00~18:00 토요일 12:00~16:00(일요일 휴무)

모멘토 브루어스

파란색 벽을 지나 커다란 철문을 여니 뜻밖의 공간이 펼쳐졌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민 쇼룸 스타일 카페, ‘모멘토 브루어스’.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닌, 소통의 장을 위해 스탠딩 테이블을 배치했다. 불편할 것 같지만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때문에 금세 이 공간에 젖어든다. 한쪽에는 호주에서 만든 도자기 컵을 판매하고, 안쪽 벽면은 로컬 아티스트의 사진으로 채웠다. 서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니 카페 구석구석을 구경하기에도 편리하다. 적당한 산미와 체리 향이 달콤한 과테말라산 ‘라 호야’를 마시며 평소 잘 알지 못한 커피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절한 사장님도 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9-18 010-9336-3844
평일 08:00~17:00 주말 11:00~19:00

스탠딩바 전기

바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선반을 가득 메운 많은 종류의 술병이 먼저 보인다. 벌써 술맛이 확 오르는 기분이다. 매번 비슷한 루틴으로 술 마시는 게 재미없어 자유롭게 술 마시는 공간을 직접 열었단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스탠딩바 전기’의 사장님 말이다. 모든 메뉴는 1인 기준이고, 여러 주종을 잔술로 팔아 부담 없다. 퇴근 후 딱 한 잔이 간절한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완벽한 곳은 없을 것. 주종도 다양하고, 왠지 의구심이 생겨 안주 메뉴까지 맛있을 거란 기대는 일찌감치 접어뒀는데, 이럴 때 반전이라고 한다지. 한잔 술에 메뉴가 더 풍성해질 판이다.

서울 중구 수표로 42-19 070-8840-8000
화~토 18:00~24:00(월·일요일 휴무)

assistant editor lee jeong min
photographer nam yong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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