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듀오, 다이나믹 듀오

20여 년을 함께한 우리 사이는 지독하게 맵고 짜고 달고.

최자가 입은 폴라는 코스, 코트는 STU, 슈즈는 바나나핏, 블랙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개코가 입은 화이트 프린트 티셔츠와 스웨이드 재킷은 모두 골든구스, 팬츠는 게릴라그룹, 비니는 베르툼, 슈즈는 나이키.

화이트 티셔츠는 골든구스, 재킷은 메종 마르지엘라, 볼캡은 발리, 스니커즈는 뉴발란스,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개코가 입은 윈드브레이커는 구찌 바이 육스닷컴, 후드는 비욘드 클로젯, 레더 조거 팬츠는 발리, 비니는 프레디 페리, 스니커즈는 아식스×키코 코스타디노브.
최자가 입은 레더 후디 재킷과 슬랙스는 모두 휴고 보스, 스니커즈는 코치.

패턴 셔츠와 블랙 팬츠는 모두 지방시, 블랙 터틀넥과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근래 발표한 는 다이나믹 듀오의 아홉 번째 정규 음반이었다. 정규만 9개라니, 다이나믹 듀오라는 팀의 관록과 커리어를 보여주는 숫자다. 20년 넘게 음악 작업을 해온 아티스트에게 정규 음반 작업은 여전히 어려웠을까? 개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지금의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걸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시간이 걸리지 않은 건 아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완성되었다. 최자 지금까지 낸 음반마다 힘을 뺀다고 다짐했는데 그거야말로 정말 힘든 거였다.(웃음) 이번 음반에 와서야 ‘아, 이렇게 힘을 빼는 거구나’ 했다. 그럼에도 뭔가를 할 수 있더라. 근래 한 작업 중 가장 재미있었고.

더블 타이틀 곡 중 ‘맵고짜고단거’는 뮤직비디오가 마치 한 편의 누아르 영화 같더라. 직접 출연은 물론, 이젠 연기가 수준급이어서 항간에 다이나믹 듀오가 배우 욕심도 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최자 둘 다 영화,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커서 언젠가 좋은 작품에 대한 기회를 만나면 해보고 싶기는 하다.(웃음) 영화 <특별시민>에서 우리 역할 그대로 카메오로 출연한 적도 있다.

뮤직비디오가 트레일러 같은 느낌이어서 본편이 나올 것 같더라. 개코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 이러다 영화도 나오는 거 아니냐고. 최자 코믹한 장르는 그동안 워낙 많이 해서 이번에는 정극을 해보자고 했다. 과장되고 웃긴 거 말고. 사실 우리가 입 다물고 있으면 좋은 인상은 아니어서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역할을 맡은 것 같다.(웃음) 거기에 조우진 형이 출연해 중심을 잡아줬다. 확실히 누아르 전문 배우의 무게감이 느껴지더라.

페노메코의 피처링 역시 곡에 ‘착붙’처럼 잘 어울렸다. 개코 어느 정도 곡을 완성해놓고 이 정도에 벌스 하나가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원하는 느낌에 페노메코가 가장 가깝더라고.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동생인 데다 그의 음반에 우리가 피처링해준 적도 있어 일단 편하게 부탁했다. 본인도 욕심을 내더라. 그만큼 잘 나왔다. 사실 ‘맵고짜고단거’는 타이틀 곡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발매 전 주위에 들려줬을 때 그 어떤 수록곡보다 반응이 좋았다.

힙합 신에서는 이제 제법 대선배다 보니 내가 후배라면 다이나믹 듀오의 피처링 제안을 웬만해서는 거절하기 힘들 것 같다. 개코 생각해보니 대부분 거절을 안 하긴 하네.(웃음) 우리는 부탁하기 전에 플랜 B, 플랜 C, D까지 미리 생각해둔다. 최자 영화를 만들 때도 배우를 서너 명 염두에 두고 캐스팅하지 않나. 우리 역시 처음부터 선배였던 게 아니라 신인일 때부터 계속 피처링을 받아야 됐으니까. 이쯤되면 아무리 거절당해도 상처 받지 않는 노하우가 생긴다. 개코 상황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오케이, 다음에 같이 하자.’

네이버 채널 ‘NOW’에서 공개한 ‘Desperado’나 ‘맵고짜고단거’의 가사를 보면 다소 사회적 메시지도 담겨 있잖나. 다소 예민할 수도 있는 시기와 주제도 다이나믹 듀오가 풀면 나눠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개코 딱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한잔하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니까. 사적인 자리에서 나눠봄 직한 주제를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옮길 때가 많다. 실제 나와 최자의 성향이 원체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강한 입장을 고수하는 편은 아니다. 음악을 하면서 늘 염두에 두는 건 어느 누가 들어도 말이 되는 선을 지키려고 한다. 최자 우리 음악을 통해 어떤 것을 주입하기보다는 현시점에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를 건네고 ‘합리적으로 생각 한번 해볼까?’ 하는 거지. 개코 왜냐하면 우리 생각도 너무 자주 바뀌고. 최자 그게 확실한 시기도 있었는데, 나중에 지나보면 아닌 경우도 많더라. 뭐든 확신에 차 있는 게 가장 위험하다.

데뷔한 지 20년 가까이 됐잖나. 두 사람의 시간을 더 길게 보면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했다. 이 정도면 인생의 파트너 아닌가. 최자 운명 공동체적인 느낌이 있다.(웃음) 같이 이런저런 일을 겪어보니 그래도 옆에 누가 있는 게 좋더라. 나이 들수록 더 그런 것 같다. 막연하게 곁에만 있어도 든든할 때가 있거든. 개코 우리라고 힘든 일이 왜 없겠나. 한 명에게 힘든 일이 있으면 옆에 있어주고. 그런 거지 뭐. 같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돈도 벌어서 좋고.

신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멤버가 바뀌지 않고 롱런하는 상징적 팀이 되었다.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개코 이전에 친구였기 때문에 위기가 와도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도 많다. 무엇보다 우리 공연을 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 쟤네 진짜 재미있게 노는구나’를 느낄 거다. 최자 친구면서 동시에 일적인 관계인데도 그냥 둘이 있으면 재미있다. 지방 공연하러 내려가는 차 안에서 “이따 뭐 먹을까?” 이야기만 해도 즐겁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삶을 행복하게 해준다. 개코랑 있으면 누군가와 함께할 때 느껴지는 스트레스가 없는 편이다.

둘이 가장 잘 통하는 건? 개코 오래 활동을 하며 ‘업앤다운’을 겪어보니 깨달은 게 많다. 그중 하나가 ‘야 우리 지금 너무 잘되는 거 같지 않아? 왠지 불안해. 뭔가 올 거 같은데?’를 서로 기가 막히게 잘 캐치한다. 최자 떨어질 타이밍에 참 잘 떨어진다.(웃음) 대중의 이목을 갑자기 많이 받는 때, 가장 위험하다는 걸 습득한 거지. 빛이 밝으면 그만큼 그림자도 커진다. 그래서 지금 그 빛을 받고 있다고 마냥 즐거울 필요는 없더라. 그럼에도 여전히 하고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다. 우리가 하는 일은 보고 싶은 사람이 없으면 계속할 수가 없거든.

대중에게 다이나믹 듀오가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인지 각자의 여러 이미지가 있겠지만 스스로를 소개해본다면 우리는 어떤 팀인가? 개코 ‘다이나믹 듀오’ 하면 신난다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그런 곡만 발표하지는 않았다. 글쎄, 우리가 한국에서 태어난 아주 평범한 남자들인 만큼 이 시대, 이 나이대를 살아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하는 팀 아닐까? 약간 찌질한.(웃음) 최자 농담이 아니라 찌질한 걸 찌질하다고 인정할 때 사람들이 가장 크게 환호해주더라. 공감이 우리 팀의 최고 병기다.

그간 사랑받은 다이나믹 듀오의 유수와 같은 곡들을 보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의 힘이 강력하다. 최자 대학 축제에 가면 2005년에 발표한 ‘고백’ 같은 노래를 어린 친구들이 떼창해주는데 ‘그 나이 또래의 인간이 생각하는 건 비슷한 부분이 있구나’ 싶다. 우리 모두 찌질의 역사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거지. 개코 나도 가끔 술 마시다 ‘아, 그때 그런 곡 썼는데!’ 하고 찾아 들을 때도 있다.

오그라들지는 않나. 최자 지금보다 잘 쓴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드는데.(웃음)

개코가 입은 니트 베스트는 프레드 페리, 화이트 팬츠는 산드로 옴므, 체크 코트는 맨온더분, 스니커즈는 아식스, 모헤어 모자는 포츠V.
최자가 입은 아노락 점퍼는 막시제이, 스니커즈는 지방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더 많은 화보와 인터뷰는 나일론 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park ji hyun
photographer yoon song yi
stylist han jong wan
makeup kang suk gyoon
hair park kyu bin
assistant lee jeong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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