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쉬베놈의 정체

대체 머쉬베놈이 누구길래 왜 이리 시끄러운 걸까?

카키색 점프슈트는 나이키, 레드 컬러 글러브와 올리브 컬러 베스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선글라스는 본인 소장품.

블랙 후디는 라프 시몬스, 퍼 베스트는 예스터데이스투모로우, 블랙 캠프 캡은 스투시, 옐로 틴트 선글라스는 스틸러.

항상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는 시대라지만 머쉬베놈 캐릭터는 정말 신박했다. “안녕하세요. 멋이밴놈 머쉬베놈입니다.”(웃음) 요즘 날 보고 신예라고들 하는데, 그래도 나 랩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8년은 됐으니 이왕이면 슈퍼 신예로 봐줌이. 하하.

충청도 사투리와 억양을 머쉬베놈 랩 스타일의 키포인트로 꼽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고향이 충청도인가. 맞다. 대전 끝자락의 신탄진 출신이다. 어렸을 때는 무주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지냈는데 거기도 만만찮은 산골짜기 시골이었다. 화덕이 있고 소도 키우는 동네. 내 구수함은 아마 그곳에서 시작되었을 거다. 성인이 되고는 음악을 하고 싶어 서울로 왔다.

환경적으로 익힌 억양을 스킬로서 잘 활용하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거 독특하니까 내 것으로 써야지’ 해도 쉽지 않다는 건 해보면 바로 알지 않나. 그간 랩을 해오며 이런저런 것을 많이 시도했다. 가령 ‘저 사람의 랩과 억양이 멋있는 이유는 무얼까?’ 분석해보고 나에게 적용도 하고 참 여러 가지를 해봤는데, 결국 내 것이 아닌 거다. 당연한 거지. 애초에 내가 살아오면서 이런 말투를 안 썼는데 그런 걸 따라 하려다 보니 나 스스로 어색하더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연습했나. 공격적인 래핑부터 다크한 것까지 웬만한 건 다 해봤다. 지금 모습으론 상상이 안 가겠지만 처음 랩할 때 ‘그녀’ 같은 단어를 쓰면서 감성 노래도 많이 했고.(웃음) 근데 그건 다른 래퍼도 다 같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다 한 번씩 해봤는데 티를 안 낼 뿐이지. 이렇게 거치면서 본인의 색을 찾는다. 나 역시 그랬고. 지금은 내 스타일을 잘 알고 마음에도 든다. 억지가 아닌 이미 가진 것을 이용해서 기본기를 제대로 드러낸 것이 사람들한테 와닿지 않았나 싶다. 내가 가장 편하고 익숙한 것이 최고의 무기더라.

제대로 들어보니 가사를 참 잘 쓴다. 정말 일상적인 것에서의 관찰력이라든지 라임이라든지…. 항상 생각하는 것이 어쨌든 ‘음악이라는 건 전달돼야 된다’거든. 무엇을 만들든 그것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가사가 가장 중요하다. 이 라임 하나에 사람들이 울고 웃는 것이 음악의 가장 큰 순기능이니까. 너무 뻔한 거 쓰고 싶지도 않고 맘에도 없는 거 쓰고 싶지도 않고. 어떻게 하면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을 더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음악을 들으면 재미가 있어야지 슬퍼지는 건…. 슬퍼지는 노래는 많으니까. 헤어지고 나서 찾아 들을 노래는 이미 차고 넘치잖나. 그런 것보다는 내 식으로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 랩 이런 거 모르겠고 내가 흥 하나는 진짜 타고났거든.

나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도 큰 능력이다. 보면 참 잘한다. 렌즈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자석형 선글라스 스타일링이라든지, 한쪽 눈만 가리는 궁예 스타일링이라든지…. 머쉬베놈의 시그너처 스타일링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이런 건 모두 본인 아이디어일 거 아닌가. 별생각 없었는데.(웃음) 이런 사소한 스타일링은 사실 어그로 끌려고 한 건데 결과적으로는 잘 먹혔다. 내가 재미있어야지 보는 이들도 재미를 느낄 것 같아서. 그거 하나였다. 근데 이런 허당 이미지로 가는데 내가 준비한 걸 기가 막히게 잘해버리면? 더 큰 반전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다.

거기서 갈리는 거 같다. 이미지만 만드는 사람은 알맹이가 없으면 결국 오래 못 가더라. ‘오지리널리티’가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면 어쨌든 결국 똑같고 지루해진다. 자기 색깔을 찾고 그걸 꼭 쥐고 끝까지 갖고 가는 사람들만 남는다. 잘하는 건 디폴트고.

그런 사람들 중 지금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나? 너무 많지만 지금 생각나는 건 디보. 그분도 음악을 꽤 오랫동안 해온 걸로 안다. 누가 봐도 ‘아, 이건 얘네’ 하는 것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나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디 가서 누구 비슷하단 소린 못 들어봤다.

<쇼미더머니8>에 출연했을 때 방영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펀치넬로에게 일대일 지목을 받았다. 그때 기분이 어땠는가? 아차 싶었다. 왜 나를?(웃음) 그때 나를 선택한 이유가 ‘잘 맞을 거 같아서’라고 했는데, 사실 나는 긴가민가했다. 막상 연습을 같이 시작하니까 합이 좋았다. 배려도 잘해주고…. 그래서 더 신나서 재미있게 공연했다.

보면 일단 누구나에게나 반말이더라. 이것도 콘셉트인가. 내가 어린 나이가 아니잖나.(웃음)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친구들 대부분 급식이고. 그애들도 나한테 반말한다.

그럼 기분 안 나쁜가. 전혀. 나도 반말하니까. “음반 좀 빨리 내라” 그러면 “어, 그려” 이러고.

컬러 블록 니트는 예스터데이스투모로우, 패치워크 팬츠는 스투시, 슈즈는 슈프림×클락스.

더 많은 화보와 인터뷰는 나일론 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park ji hyun
photographer yoo young jun
stylist ryu si hyuk
makeup shim su young
hair lee seul a
assistant lee jeong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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