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사이

배우 구교환과 이주영이 영화 <꿈의 제인>에 이어 재회한 영화 <메기>는 올가을 가장 이상하고 확실하게 좋은 영화다.

교환이 입은 오버사이즈 재킷은 푸시버튼, 스트라이프 톱은 캘빈클라인, 데님 팬츠는 리바이스, 슈즈는 닥터마틴.
주영이 입은 재킷과 드레스는 모두 레지나 표, 슈즈는 레이첼콕스,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영화라는 작업은 하면 할수록 혼자 하는 게 아님을 느낀다. 배우로서 어느 정도 몫을 하면 그 외 감독님과
스태프가 채워주는 부분이 무궁무진하다. 요즘엔 ‘모두 내 몫만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나에 대한
초조함과 의심은 조금 접어두려고 한다.”

니트 톱은 리스, 안경은 어크루, 와이드 팬츠와 벨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뷔스티에 디테일 원피스는 베터카인드, 부츠는 레이첼콕스,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현장으로 오기 전에 두 배우의 SNS 채널을 먼저 찾아봤다. 교환은 계정이 없더라. 교환 지금은 없다. 주영 예전엔 있었잖나. 요즘 이미지 신경을 좀 쓰나 본데. 교환 아니, 그게 아니라.(웃음) ‘좋아요’에 신경을 썼는데, 놓아버리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그래도 유령 회원으로 나 보고 싶은 건 다 찾아 본다. 영화
리뷰라든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 <메기>의 시놉시스를 먼저 확인했다. 근데 읽고도 잘 모르겠더라. 펑키하면서 미스터리한 코미디물인 건 알겠는데, 그 외엔 전혀 예상이 어렵다. 주영 받은 느낌이 맞다. 기존의 영화 문법 서사를 파괴하면서 불규칙한 재미가 있는 영화다. 그렇다고 영화의 구조 개연성이 없는 건 아니고 자세히 보면 이게 실처럼 잘 연결되어 있다. 유기적으로. 교환 그렇다. 그런 재미로 보는 것도 좋고, 개인적으로 꼽는 이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이주영 배우의 마지막 얼굴이 아닐까. 사실 완성된 영화를 본 지금도 이주영의 마지막 얼굴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 배우의 가능성은 기존에도 놀라웠지만 더욱더 놀랍다.

대단한 칭찬이다. 그렇다면 주영이 꼽는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주영 영화를 영화제에서의 상영과 어제 내부 시사를 포함해 총 4번을 봤다. 그런데 참 희한하지. 볼 때마다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 날은 이게 참 재미있다가 다음 관람 때는 또 이런저런 부분에서 새 느낌을 받는다. 아마도 <메기>는 여러분에게 이런 기분을 전달해줄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 어제 영화를 볼 때는 어떤 기분을 느꼈나. 주영 교환에 대한 감정이었다. 솔직히 질투가 났다. ‘아 내가 구교환이라는 배우에게 밀리는 것 같은데….’(웃음) 교환 주고받는 립 서비스인가. 주영 그런 거 아니고 진심으로. 어제 느낀 그대로.

<메기>라는 제목도 독특하다. 어떻게 나온 건가. 교환 이옥섭 감독님의 머릿속에서 나온 제목이니 감독님만 정확히 알 거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 무대에서 통용될 수 있을 법한.

사실 두 배우가 영화에서 맡은 역할도 묘하고 이상하다. 어딘지 의심스러운 성원과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는 윤영. 이들은 어떤 인물들인가. 주영 이 영화의 스타일이라든지 문법 때문에 많은 분이 독특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영화에서 잘 볼 수 없던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희한하고 독특해 보이지만 이들이 어쩌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사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가 가진 의심과 모두가 가진 믿음을 지니고 있다. 감독님에게 콜이 들어오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어떤 느낌을
받았나. 교환 이옥섭 감독님의 세계에 참여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 감독님의 이전 단편 영화의 팬이었다. <4학년 보경이>, 다큐멘터리 <라즈 온 에어>를 보고 열광했고, 감독님과 많은 작업을 했다. 늘 감독님 세계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이번 첫 장편 영화에 함께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주영 ‘이옥섭 감독님이 장편 영화를 찍는다면 어떤 작품을 찍을까’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드디어 장편을 한다는데 심지어 나와 함께해준다고, 거기에 엄청난 캐스팅 라인업까지 들으니 이 작품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재미있고 험난한 작업이 되겠다는 촉이 왔지만, 우린 모든 과정을 잘 거쳐왔다. 감독님의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둘은 이전에도 <꿈의 제인>에서 만난 적이 있다. 이번 작품의 상대역이 서로인 걸 발견했을 때는 어땠나. 교환 너무 좋았다. 그런데 <꿈의 제인>을 함께한 이주영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이주영으로서 이 작품을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전작과 분리해 그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 더 좋다. 주영이 윤영 역을 맡는다는 건 이와 상관없이 설레는 소식이었다. 주영 <꿈의 제인>을 같이 작업하게 되었을 때도 큰 영광이었다. 나도 전작의 ‘제인’이 아닌 구교환이라는 배우와 다시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었다. 앞으로도 그를 더 보고 싶고, 다양한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메기>에서 새로 시작한 두 배우의 관계.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에너지가 발생했나. 교환 다시 만나 반가웠는데 또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낯선 재미가 있더라. 그 둘이 공존하니까. 분명 ‘잘 알고 있는 사람인데 이런 얼굴도 있고 나에게 이런 마음을 주기도 하네?’ 싶은 재미랄까.

너무 익숙해서 지루한 것도 아니고 편안한 관계에 더해지는 새로움이라니…. 최고 아닌가. 교환 그래서 긴장도 되고. 주영 즐거운 긴장감이었던 것 같다. 촬영할 때 성원은 구교환이 아니라 내 남자친구 성원이었거든. 이 배우를 통해 내가 성원이라는 친구를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생겨서 참 좋았다.

두 배우에겐 지난 몇 년간 지속돼온 공통 수식어가 있잖나. ‘독립 영화계 스타’라든지, ‘주목할 올해의 배우’. 그만큼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두 사람일
텐데. 교환 어떤 형태로든 관심을 받는 건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 다만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내 호흡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내 호흡대로 관객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이 내가 배우로서 세운 가장 큰 목표다. 주영 ‘저 배우가 궁금하네?’ 또는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지?’ 정도의 시선으로 봐주는 것 같다. 더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고. 나는 지금껏 해온 대로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교환의 경우 포털사이트 프로필의 소개 문구처럼 ‘영화를 찍기도 찍히기도’ 하는 감독이자 배우다. 요즘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교환 구체적인 건 없지만, 내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이 나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는 것 같다.

영화 <메기>는 이상하다는 말로 출발했다. 근데 이상하다는 말이 꼭 나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궁금하다는 거니까. 교환 낯선 게 제일 재밌거든. 나도 좋은 걸 봤을 때 이상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가령 “너 그거 봤어? 되게 이상해.” 이건 내 최고의 칭찬.

서로에게 ‘이런 역할을 해보면 좋겠다’ 싶은 캐릭터를 말해보자. 잘할 것 같거나, 맡아보면 좋겠다거나. 뭐든 좋다. 주영 오히려 난 (교환)오빠에게서 되게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고 싶다. 그 캐릭터를 둘러싼 모든 요소가 지극히 현실적인데, 오빠가 표현한다면 약간 오묘한 비현실적인 기운이 함께할 것 같거든. 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회사원이라든지 주위에서 너무 잘 볼 수 있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교환 히어로인데, 지구를 구하러 가는 길에 날아가다가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턴하는 소신 있는 멋쟁이. ‘아 잠깐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니야’ 하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걸 선택하는 게 이 캐릭터의 포인트다. 요즘
최대 관심사가 ‘삶의 질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에 머물러 있어 이 생각이 든 것도 같지만. 주영 교환 감독님이 언젠간 써주실 거라 믿고 있겠다.

아까 물어본 쓰고 싶은 이야기가 여기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교환 재미있을 것 같다. 주영 나는 히어로가 될 준비를 하고 있겠다.(웃음)

더 많은 화보는 나일론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 park ji hyun
photographer yoo young jun
stylist park sun yong
makeup hwang hui jung
hair lee seul ah
assistant lee jeong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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